중국 8대 명주 총정리, 마오타이·오량액·노주노교 맛과 고르는 법
중국 출장이나 여행 선물로, 혹은 중식당 메뉴판에서 한 번쯤 마주치는 이름이 있습니다. 마오타이, 오량액(우량예), 노주노교 같은 술들입니다. 흔히 '중국 8대 명주' 라고 부르는데, 막상 어떤 술이 왜 명주가 되었는지, 맛은 어떻게 다른지 물으면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8대 명주가 정해진 배경 → 술별 특징 → 향으로 고르는 법 → 라벨 읽는 법과 주의할 점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한자음 이름(분주, 노주노교 등)과 중국어 발음(펀주, 루저우라오자오 등)을 함께 적었습니다. 판매처마다 표기가 다르니 둘 다 알아 두면 찾기 편합니다.
먼저 알아 둘 말: 백주와 고량주
중국 증류주를 통틀어 백주(白酒, 바이주) 라고 부릅니다. 색이 없이 맑아서 붙은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고량주'라고 부르는데, 고량(高粱)은 수수를 뜻합니다. 백주 대부분이 수수를 주원료로 쓰기 때문에 생긴 말이지만, 쌀·찹쌀·밀·옥수수 등을 섞어 만드는 술도 많으니 '백주'가 더 넓은 표현입니다.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연태고량주, 이과두주는 대중적인 백주이고, 오늘 소개할 명주들은 그보다 한참 위의 고급 백주로 분류됩니다.
물 없이 땅속에서 발효하는 술
맥주나 위스키, 우리 소주는 보통 곡물을 익힌 뒤 물과 섞어 죽처럼 발효시킵니다. 반면 전통 방식의 백주는 물을 거의 넣지 않고, 찐 수수에 누룩을 섞어 땅을 파서 만든 진흙 구덩이에 묻어 고체 상태로 발효시킵니다. 증류할 때도 물을 따로 붓지 않고 그대로 찝니다. 이런 방식을 고태법(固态法, 고체 발효법) 이라고 합니다.
이 진흙 발효 구덩이를 니교(泥窖) 라고 부르는데, 오래 쓸수록 구덩이에 자리 잡은 미생물 덕분에 향이 복합적으로 깊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구덩이를 가진 양조장일수록 술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습니다.
누룩도 등급이 있다: 대곡과 부곡
백주를 만드는 누룩(곡, 曲)은 크게 나뉩니다.
- 대곡(大曲): 밀·보리·완두 등을 두툼하게 뭉쳐 자연의 미생물이 앉도록 띄운 전통 누룩입니다. 우리 전통 누룩과 비슷하지만 훨씬 두껍습니다. 마오타이, 오량액, 서봉주, 양하대곡 등 명주 대부분이 대곡을 씁니다. 술 이름에 붙은 '대곡'이 바로 이 누룩을 가리킵니다.
- 부곡(麸曲): 술을 잘 만드는 미생물을 골라 접종하는 방식입니다. 원가를 줄이기 쉬워 시중의 저렴한 백주 대부분이 이 방식을 씁니다.
8대 명주는 누가 정했을까?
'8대 명주'는 막연한 인기 순위가 아니라, 중국 정부가 주관한 전국 평주회(全国评酒会, 술 품평 대회) 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 대회는 1952년부터 1989년까지 다섯 차례 열렸고, 회차마다 '국가 명주(国家名酒)'로 선정된 술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 회차 | 연도 | 백주 명주 수 |
|---|---|---|
| 제1회 | 1952 | 4종 |
| 제2회 | 1963 | 8종 |
| 제3회 | 1979 | 8종 |
| 제4회 | 1984 | 13종 |
| 제5회 | 1989 | 17종 |
8대 명주는 이 다섯 번의 대회에서 가장 자주 명주로 뽑힌 술들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선정 횟수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선정 횟수 | 술 |
|---|---|
| 5회 (모든 대회) | 마오타이, 분주, 노주노교 |
| 4회 | 서봉주, 오량액, 고정공주, 동주 |
| 3회 | 검남춘, 양하대곡, 전흥대곡 |
4회 이상 뽑힌 일곱 가지는 어느 자료에서나 빠지지 않고, 여덟 번째 자리는 3회 선정된 술 중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자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검색할 때마다 목록이 조금씩 달라 보이는 것입니다. 1963년 대회의 8종(전흥대곡 포함)을 '원조 8대 명주'로 보기도 하고, 검남춘이나 양하대곡을 넣는 자료도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여덟 번째로 검남춘을 넣어 소개합니다.
8대 명주 한눈에 보기
| 이름 (한자음 / 중국어) | 한자 | 산지 | 향형 |
|---|---|---|---|
| 마오타이 | 茅台酒 | 구이저우성(귀주성) 런화이 | 장향 |
| 오량액 / 우량예 | 五粮液 | 쓰촨성(사천성) 이빈 | 농향 |
| 노주노교 / 루저우라오자오 | 泸州老窖 | 쓰촨성 루저우 | 농향 |
| 검남춘 / 젠난춘 | 剑南春 | 쓰촨성 몐주 | 농향 |
| 고정공주 / 구징궁주 | 古井贡酒 | 안후이성(안휘성) 보저우 | 농향 |
| 분주 / 펀주 | 汾酒 | 산시성(산서성) 펀양 | 청향 |
| 서봉주 / 시펑주 | 西凤酒 | 산시성(섬서성) 바오지 펑샹 | 봉향 |
| 동주 / 둥주 | 董酒 | 구이저우성 쭌이 | 동향(약향) |
쓰촨성과 구이저우성 술이 절반이 넘습니다. 특히 루저우(노주노교)·이빈(오량액)·마오타이진을 잇는 지역은 '중국 백주 금삼각(白酒金三角)', 즉 백주의 골든 트라이앵글로 불립니다. 기후가 습하고 따뜻해 발효에 유리하고 물이 좋은 곳입니다.
술별 특징
마오타이(茅台酒) — 중국의 '국주'
구이저우성 마오타이진, 츠수이강(赤水河) 유역에서 만드는 술입니다. 국빈 만찬에 자주 오르면서 '국주(国酒)' 라는 별명을 얻었고, 만드는 회사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중국에서 손꼽히는 시가총액을 가진 상장사이기도 합니다.
- 향의 특징: 간장을 떠올리게 하는 깊고 쿰쿰한 향이 나서 장향(酱香) 이라고 부릅니다. 마신 뒤에는 볶은 콩가루 같은 고소한 곡물 향이 길게 남는다는 평이 많습니다.
- 만드는 법: 수수와 밀 누룩을 원료로, 1년 주기에 걸쳐 여러 번 발효와 증류를 반복합니다. 흔히 '한 번의 생산 주기, 두 번의 원료 투입, 아홉 번의 찌기, 여덟 번의 발효, 일곱 번의 술 받기'라는 공정으로 소개됩니다.
- 제품군: 대표 제품인 '구이저우 마오타이(飞天)'는 53도이며 가격이 매우 높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왕자주(王子酒) 등 하위 라인은 훨씬 저렴해 장향을 처음 경험해 보기에 좋습니다. 종류별 차이와 정품 확인법은 마오타이 종류 총정리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옛날 산서성 소금 상인들이 귀주까지 소금을 팔러 갔다가, 고향 술인 분주의 양조법으로 현지 곡물과 물을 써서 술을 빚은 것이 마오타이의 시작이라는 설입니다. 확실한 기록이라기보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지만, 그래서 "마오타이의 고향은 산서"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오량액(五粮液, 우량예) — 다섯 가지 곡물의 술
쓰촨성 이빈에서 만드는 술로, 이름 그대로 다섯 가지 곡물(수수·쌀·찹쌀·밀·옥수수) 로 빚은 '옥 같은 술'이라는 뜻입니다. 마오타이와 함께 중국 백주를 대표하는 양대 브랜드입니다.
- 향의 특징: 파인애플, 사과 같은 과일 향이 화사하게 퍼지는 농향(浓香) 계열입니다. 단맛이 지나치게 무겁지 않고 짠맛과 고소한 곡물 향이 어우러져 균형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습니다.
- 대표 도수: 52도 제품이 대표적입니다.
- 지역의 원료와 제조 규정을 지켜야 하는 지리적 표시 보호 제품이며, 상자와 병에 위조 방지 장치가 여럿 들어가 있습니다.
노주노교(泸州老窖, 루저우라오자오) — 1573년의 발효 구덩이
쓰촨성 루저우(한자음으로 노주)의 술입니다. '노교(老窖)'는 '오래된 발효 구덩이'라는 뜻으로, 이름 자체가 '노주에 있는 오래된 구덩이에서 만든 술' 입니다.
이 양조장은 명나라 만력 연간인 1573년부터 쓰였다고 알려진 발효 구덩이로 유명합니다. 이 구덩이들은 1996년 백주 업계 최초로 중국의 '전국 중점 문물 보호 단위'로 지정되었고, 지금까지 생산이 끊긴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를 기념해 최고급 제품에 '국교 1573(国窖1573)'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농향형 고태법 백주의 원조로 꼽힙니다.
- 향의 특징: 은은한 파인애플 향의 정통 농향형입니다. 도수에 비해 알코올이 코를 덜 찌르고 깔끔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 추천 제품: 다섯 번의 평주회에서 모두 수상한 '노주노교 특곡(特曲)' 이 대표 제품입니다. 52도로, 고급 명주 중에서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라 가성비 좋은 명주로 자주 추천됩니다. 더 저렴한 '두곡(头曲)' 라인도 있습니다.
검남춘(剑南春, 젠난춘)
쓰촨성 몐주의 농향형 백주입니다. 당나라 시절 이 지역의 술 '검남소춘(剑南烧春)'이 궁중에 진상되었다고 전해지며, 이름도 여기서 따왔습니다.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으로 중국 내 인기가 높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구하기 어려운 편입니다.
고정공주(古井贡酒, 구징궁주) — 조조가 황제에게 바친 술
안후이성 보저우(박주)의 술로, 이곳은 삼국지 조조의 고향입니다. 조조가 고향의 술과 양조법을 한나라 헌제에게 바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마을의 오래된 우물(고정, 古井) 물맛이 좋아 '고정주'로 불리다가, 황실에 바치는 술(공주, 贡酒)이라는 뜻이 더해져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농향형이지만 향이 지나치게 화사하지 않고 점잖으며, 단맛이 적고 고소한 뒷맛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국내 인지도는 낮지만 중국에서는 손꼽히는 명주입니다.
분주(汾酒, 펀주) — 맑고 가벼운 청향의 대표
산서성 펀양시 행화촌(杏花村)에서 만드는 술로, 마오타이·노주노교와 함께 다섯 번의 평주회에서 모두 명주로 뽑힌 술입니다. 당나라 시인 두목의 시 「청명」에 나오는 구절 "술집이 어디 있느냐 물으니, 목동이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의 그 살구꽃 마을이 이곳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안후이성 츠저우 등 다른 지역도 시 속 행화촌이 자기 고장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학계에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 향의 특징: 땅속 구덩이 대신 항아리에서 발효해 농향보다 훨씬 가볍고 맑은 청향(清香) 을 냅니다. 대표적인 청향형 백주입니다.
- 다만 휘발성 향(아세톤·시너 같은 느낌)이 도드라진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어 호불호가 갈립니다. 보급형 제품은 2~3만 원대로 저렴해 부담 없이 맛볼 수 있습니다.
서봉주(西凤酒, 시펑주) — 농향과 청향 사이, 봉향
섬서성 바오지시 펑샹현에서 만드는 술로, 양귀비가 즐겨 마셨다는 이야기로 유명합니다. 한글로는 분주의 산시(山西)와 같은 '산시'라서 헷갈리기 쉬운데, 서봉주는 섬서성(陕西)입니다.
나뭇가지를 엮고 안쪽에 종이를 여러 겹 발라 만든 큰 용기 '주해(酒海)' 에 최소 3년 동안 저장한 뒤 출시하는 것이 특징이며, 농향처럼 진하지도 청향처럼 가볍지도 않은 그 중간의 맛을 봉향(凤香) 이라는 별도 향형으로 분류합니다. 지리적 표시 보호를 받아 펑샹에서 규정대로 만든 술만 서봉주라는 이름을 쓸 수 있습니다. 녹색·금색·파란색 등 제품 라인이 다양합니다.
동주(董酒, 둥주) — 약초 누룩으로 빚은 술
구이저우성 쭌이의 술로, 누룩을 만들 때 100가지가 넘는 약초를 넣는 것이 특징입니다. 은은한 약재 향이 나며, 이 향 자체가 동향(董香) 또는 약향이라는 독자적인 향형으로 분류됩니다. 1983년 중국 정부가 동주의 제조 공정과 배합을 국가 기밀 기술로 지정했을 만큼 독특한 술입니다.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술 중 하나입니다.
함께 자주 언급되는 술
양하대곡(洋河大曲)과 몽지람(梦之蓝)
장쑤성 쑤첸의 양하주창에서 만드는 술로, 평주회에서 세 번 명주에 뽑혀 8대 명주 후보로 자주 등장합니다. 농향 계열이면서 솜처럼 부드럽다는 뜻의 '면유(绵柔)' 를 강조합니다.
- 양하대곡: 38도 등 비교적 낮은 도수 제품이 있고 가격이 저렴해, 달콤한 파인애플 향의 농향형 백주를 처음 접하기에 좋습니다. 대신 단맛이 강하다는 평도 있습니다.
- 블루 시리즈: 같은 회사의 파란 병 고급 라인으로, 국내에서는 해지람(海之蓝) → 천지람(天之蓝) → 몽지람(梦之蓝) 순으로 가격이 올라갑니다. 몽지람은 8대 명주는 아니지만 최근 중국과 한국 모두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전흥대곡(全兴大曲)
쓰촨성 청두의 농향형 백주로, 1963년 대회 등에서 명주로 뽑혀 일부 자료에서는 8대 명주로 소개됩니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고급 브랜드 수정방(水井坊) 이 국내에서는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향형으로 내 입맛에 맞는 백주 고르기
백주는 브랜드보다 향형(香型) 을 먼저 알면 고르기 쉽습니다. 같은 향형이면 맛의 방향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 향형 | 맛과 향 | 대표 술 | 이런 분께 |
|---|---|---|---|
| 장향(酱香) | 간장 같은 쿰쿰한 향, 고소한 여운 | 마오타이 | 묵직하고 복합적인 맛을 좋아하는 분 |
| 농향(浓香) | 파인애플 같은 화사하고 진한 과일 향, 단맛 | 오량액, 노주노교, 검남춘, 고정공주, 양하대곡 | 향이 풍부하고 달콤한 술을 원하는 분 |
| 청향(清香) | 가볍고 맑음, 휘발성 향 | 분주 | 가벼운 술을 원하는 분 (호불호 있음) |
| 봉향(凤香) | 농향과 청향의 중간 | 서봉주 | 색다른 맛을 찾는 분 |
| 동향(董香) | 은은한 약재 향 | 동주 | 개성 있는 술을 원하는 분 |
한국 사람 입맛에 가장 무난한 것은 보통 농향형입니다. 처음이라면 농향형 중 가격이 적당한 노주노교 특곡이나 양하대곡으로 시작해 보고, 쿰쿰한 맛이 궁금해지면 장향형으로 넘어가 보세요.
참고 쿰쿰하고 달큰한 장향의 느낌은 우리 전통 증류주인 제주 고소리술이나 민속주 안동소주에서도 비슷하게 느낄 수 있다는 평이 있습니다. 비싼 장향형 백주를 사기 전에 비교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백주 라벨 읽는 법
중국은 술을 향·제조 방식·원료·산지에 따라 꼼꼼하게 분류하고, 그 정보를 라벨에 적습니다. 상자와 병을 보면 술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 고태법백주(固态法白酒): 전통 고체 발효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고액법(固液法)'이나 '액태법(液态法)'이라고 적혀 있다면 주정(식용 알코올)을 섞거나 액체 발효로 만든 술입니다.
- 향형 표시: 농향형(浓香型), 청향형(清香型), 장향형(酱香型) 등이 적혀 있어 맛의 방향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 제품 표준 코드: 'GB/T'로 시작하는 국가 표준 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검색해 보면 어떤 제조 방식·향형의 기준을 따르는 술인지 알 수 있고, 지리적 표시 보호 제품은 별도의 표준 번호가 붙습니다.
- 원료 표시: 물, 수수(高粱), 쌀, 찹쌀, 밀 등 들어간 곡물이 적혀 있습니다.
뚜껑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진다면 중국 백주는 뚜껑을 열 때 플라스틱 파편이 부서져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량이 아니라 한 번 열면 다시 포장할 수 없게 만든 위조 방지 장치입니다. 조각이 잔이나 음식에 들어가지 않도록만 조심하세요.
출장 때마다 백주를 사 오는 이유
저는 중국 출장을 갈 때마다 돌아오는 길에 백주를 한두 병씩 꼭 사 오는 편입니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선물이 빠질 수 없는데, 지금까지 여러 번 선물해 보면서 실패한 적이 없는 품목이 바로 중국 명주였습니다.
가격 대비 '귀한 선물'이 됩니다. 면세점에서 30만 원대에 살 수 있는 술이 고급 중식당에서는 70만 원대에 팔리는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받는 분 입장에서는 정말 귀한 술을 받은 셈이고, 준비하는 저로서는 부담이 조금 덜합니다. 받는 분은 조금 황송해하고, 주는 쪽은 마음이 가벼운 선물이랄까요.
술을 안 드시는 분께도 괜찮습니다. 백주는 상자부터 고급스럽게 포장되어 나오기 때문에, 술을 즐기지 않는 분도 부담 없이 받으시고 다른 분께 다시 선물하기에도 좋습니다. 백주는 변질 걱정이 적어 오래 두어도 괜찮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이야깃거리가 함께 갑니다. 조조가 황제에게 바친 고정공주, 양귀비가 즐겼다는 서봉주, 1573년부터 쓰인 구덩이에서 빚는 노주노교처럼 술마다 스토리가 있습니다. 선물을 건네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두 마디 곁들이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고, 선물이 훨씬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선물할 때 팁 면세점에서는 상자와 쇼핑백까지 챙겨 달라고 하세요. 받는 분이 공무원 등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라면 선물 가액 한도가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시기 전에 알아 둘 점
- 작은 잔으로 천천히: 백주는 도수가 높아 보통 소주잔보다 작은 잔에 따라 조금씩 마십니다. 상온 그대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며, 따른 뒤 잠시 두면 곡물 향이 더 살아납니다. 기름진 중국 음식과 특히 잘 어울립니다.
- 건배 문화: 중국 식사 자리에서는 '깐베이(干杯)'를 외치며 잔을 비우는 문화가 있습니다. 도수가 높으니 물을 자주 마시고, 무리하게 잔을 비우지 않도록 하세요.
- 모조품 주의: 고가 명주일수록 가짜가 많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판매처보다는 공식 매장, 면세점, 정식 수입 제품을 고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 미니어처로 먼저: 양하대곡, 노주노교 등은 100~125ml 정도의 작은 병 제품도 국내에 들어와 있습니다. 큰 병을 사기 전에 맛을 보기 좋습니다.
- 해외에서 들여올 때: 여행자 휴대품으로 술을 면세로 들여올 수 있는 병 수·용량·금액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한도는 바뀔 수 있으니 출국 전에 관세청 홈페이지에서 최신 기준을 확인하세요.
- 보관: 백주는 와인처럼 눕힐 필요 없이 세워서,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두면 됩니다.
주의 과도한 음주는 건강을 해칩니다. 미성년자의 음주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음주 후에는 절대 운전하지 마세요.
정리
- '8대 명주'는 중국이 1952~1989년 다섯 차례 연 평주회에서 가장 자주 명주로 뽑힌 술을 말합니다.
- 마오타이, 오량액, 노주노교, 분주, 서봉주, 고정공주, 동주 일곱 가지는 공통이고, 여덟 번째는 자료에 따라 검남춘·양하대곡·전흥대곡 중 하나가 들어갑니다.
- 백주는 브랜드보다 장향·농향·청향 같은 향형을 먼저 알면 고르기 쉽고, 라벨의 '고태법' 표시와 향형을 확인하면 실패가 줄어듭니다.
- 처음이라면 무난한 농향형, 그중에서도 가격과 맛의 균형이 좋은 노주노교 특곡부터 작은 잔으로 천천히 즐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