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준비

전세 계약 전 체크리스트, 등기부등본 보는 법부터 전세보증보험 가입까지

등기부등본 갑구·을구 확인, 깡통전세 계산법, 집주인 체납 세금 확인, 특약 문구, 전입신고·확정일자, HUG 전세보증보험 가입 조건까지 전세 보증금을 지키는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 9분 읽기

전세 보증금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전 재산에 가까운 돈입니다. 그런데 계약은 보통 하루 만에 끝나고, 확인해야 할 서류는 낯선 용어로 가득합니다. 이 글은 집을 보러 가기 전부터 입주 후 보증보험 가입까지 확인할 것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한 번씩 체크해 보세요.

1단계: 계약 전, 이 집이 안전한지 확인하기

등기부등본 떼어 보기

등기부등본(정식 명칭은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은 집의 주인이 누구인지, 집에 어떤 빚이 걸려 있는지를 보여 주는 서류입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주소만 입력하면 누구나 볼 수 있고, 인터넷 열람 수수료는 700원입니다. 권리 확인만 할 거라면 열람으로 충분합니다.

중개사무소에서 보여 주는 등기부등본은 며칠 전 것일 수 있습니다. 계약 당일과 잔금 당일에 직접 다시 떼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등기부등본은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구분 담긴 내용 확인할 것
표제부 주소, 면적, 건물 구조 계약서의 주소·동·호수와 정확히 같은지
갑구 소유권에 관한 사항 소유자가 계약하러 나온 사람과 같은지, 압류·가압류·가처분·경매개시결정·신탁 기록이 있는지
을구 소유권 외 권리 (빚) 근저당권, 전세권 등이 얼마나 설정되어 있는지

이런 기록이 있으면 계약을 다시 생각하세요.

  •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개시결정: 집주인이 이미 빚 문제를 겪고 있다는 뜻입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큽니다.
  • 신탁 등기: 갑구에 '신탁'이 적혀 있으면 실제 법적 소유자는 신탁회사입니다. 집주인이라는 사람과만 계약하면 보호받지 못할 수 있으니, 신탁원부를 확인하고 신탁회사 동의 없이는 계약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 소유권 이전이 최근에 된 집: 매매와 동시에 전세를 놓는 경우 집주인이 사실상 내 보증금으로 집을 산 구조일 수 있습니다.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아래의 깡통전세 계산을 더 꼼꼼히 해야 합니다.

을구의 근저당권은 '채권최고액'으로 적혀 있습니다. 보통 실제 빌린 돈의 120~130% 정도로 잡기 때문에, 계산할 때는 채권최고액 그대로 빚으로 보는 것이 보수적이고 안전합니다.

깡통전세인지 계산하기

깡통전세는 집값보다 빚과 보증금이 더 많아,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보증금을 다 돌려받기 어려운 집을 말합니다. 아래처럼 간단히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근저당 채권최고액 + 내 보증금 + 먼저 들어온 세입자 보증금) ÷ 집 시세

이 비율이 70%를 넘으면 주의, 80%를 넘으면 위험 신호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매로 넘어가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집 시세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나 KB부동산 시세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빌라처럼 거래가 드문 집은 시세를 알기 어려우니, 아래에서 설명할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금액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가구주택은 특히 주의하세요.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가 한 등기라서, 등기부등본에 빚이 적어 보여도 다른 호실 세입자들의 보증금이 먼저 순위를 차지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다음 단계의 선순위 보증금 정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건축물대장 확인하기

정부24에서 건축물대장을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 용도가 주택인지: 근린생활시설(상가)을 주거용으로 개조한 집은 전세대출이나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 위반건축물 표시가 있는지: 불법 증축 등으로 위반건축물로 등록된 집도 대출과 보증보험이 막힐 수 있습니다.

집주인의 밀린 세금과 선순위 보증금 확인하기

집주인이 세금을 체납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때 세금이 내 보증금보다 먼저 배분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금 체납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2023년부터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집주인은 계약할 때 다음 정보를 세입자에게 보여 줘야 합니다.

  • 납세증명서 (국세·지방세 체납이 없다는 증명)
  • 확정일자 부여 현황 (그 집에 먼저 들어온 세입자들의 보증금 정보)

집주인이 서류를 직접 떼어 오는 대신 세입자가 열람하는 데 동의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계약 전에 미리 요청하세요. 이 요청을 꺼리는 집주인이라면 그것 자체가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참고로 보증금이 1천만 원을 넘는 계약이라면, 계약서를 쓴 뒤 입주일 전까지는 집주인 동의 없이도 전국 어느 세무서에서나 집주인의 미납 국세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와 신분증을 가지고 방문하면 됩니다. 다만 집주인이 최근 신고한 세금은 신고기한이 지나고 일정 기간이 지나야 열람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2단계: 계약하는 날 확인할 것

집주인 본인이 맞는지

  • 계약하러 나온 사람의 신분증과 등기부등본 소유자 이름이 같은지 확인합니다.
  • 신분증 위조도 있으니, 주민등록증은 정부24나 전화(1382)로 진위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 대리인이 나왔다면 집주인의 인감증명서와 위임장을 확인하고, 집주인과 직접 통화해 계약 사실을 확인하세요.
  • 공동 소유 집이라면 공유자 모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중개사무소가 등록된 곳인지

국가공간정보포털이나 각 시·군·구청 홈페이지에서 공인중개사 등록 여부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등록된 중개사무소를 통해야 사고가 났을 때 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공제)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보증금은 집주인 명의 계좌로

계약금, 중도금, 잔금은 모두 등기부등본상 소유자 명의의 계좌로 보내세요. 중개사나 대리인 계좌로 보내 달라는 요청은 거절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특약 문구 넣기

특약은 표준 계약서에 없는 약속을 따로 적어 두는 부분입니다. 아래 문구는 세입자를 보호하는 데 자주 쓰입니다. 중개사와 상의해 상황에 맞게 넣어 보세요.

  • 임대인은 잔금일 다음 날까지 이 집에 근저당권 등 새로운 권리를 설정하지 않는다. 이를 어기면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임대인은 보증금 전액을 즉시 반환한다.
  •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이 거절되면 계약을 해제하고 임대인은 계약금을 포함한 지급액 전액을 반환한다.
  • 임대인은 잔금일까지 미납 국세·지방세가 없음을 보증하며, 체납 사실이 확인되면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 계약 기간 중 집을 팔거나 집주인이 바뀌면 임차인에게 미리 알린다.

첫 번째 특약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다음 단계에서 설명할 '전입신고 효력이 다음 날 생긴다'는 점 때문입니다.

3단계: 잔금 날과 입주 직후

잔금 치르기 직전 등기부등본 다시 확인

계약 후 잔금일 사이에 집주인이 대출을 받거나 압류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잔금을 보내기 직전에 등기부등본을 한 번 더 떼어 계약 때와 달라진 것이 없는지 확인하세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당일에

  • 전입신고: 이사한 날 바로 하세요. 전입신고와 실제 거주를 갖추면 그 다음 날 0시부터 제3자에게 내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는 힘(대항력)이 생깁니다.
  • 확정일자: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순서에 따라 보증금을 배분받을 수 있는 권리(우선변제권)를 위해 필요합니다. 정부24에서 전입신고할 때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대항력은 다음 날 0시에 생기지만, 은행 근저당은 등기 접수 당일 바로 효력이 생깁니다. 그래서 집주인이 잔금 당일에 대출을 받으면 그 근저당이 내 보증금보다 앞서게 됩니다. 앞에서 말한 "잔금일 다음 날까지 근저당 설정 금지" 특약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임대차 신고

보증금 6천만 원을 넘거나 월세 30만 원을 넘는 계약은 수도권, 광역시, 세종시, 도의 시 지역에서 계약 후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합니다.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이나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고, 신고하면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됩니다. 대상 지역과 과태료 기준은 바뀔 수 있으니 신고 전에 관할 주민센터에서 확인해 보세요.

4단계: 전세보증보험 가입하기

전세보증보험(정식 명칭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계약이 끝났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보증기관이 대신 돌려주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받아 내는 상품입니다. 위의 확인을 다 해도 위험을 0으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가입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입니다.

어디서 가입하나

보증기관은 세 곳입니다.

  •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로 전세대출과 연계해 가입합니다.
  • SGI서울보증: 민간 보증기관입니다.

가입은 각 기관 홈페이지나 앱, 위탁 은행, 그리고 일부 은행·핀테크 앱에서 할 수 있습니다.

HUG 가입 조건 (2026년 10월 기준)

조건 내용
보증금 한도 수도권 7억 원 이하, 그 외 지역 5억 원 이하
계약 기간 1년 이상
신청 시기 잔금일과 전입신고일 중 늦은 날부터,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
전세가율 (보증금 + 선순위 채권)이 HUG가 인정하는 주택가격의 90% 이내

여기서 '주택가격'은 시세가 있는 아파트는 KB시세나 한국부동산원 시세를, 시세가 없는 빌라 등은 주로 공시가격의 140%를 기준으로 합니다. 그래서 빌라는 보증금과 선순위 빚을 합한 금액이 공시가격의 약 126%(140% × 90%) 이내여야 가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흔히 말하는 '126% 룰'이 이것입니다.

공시가격은 국토교통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미리 계산해 보고, 가입이 가능한 보증금인지 확인한 뒤 계약하세요.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을 정도로 보증금이 높다면 그 집은 위험 신호가 있는 집일 수 있습니다.

참고: HUG는 전세가율 기준을 90%에서 단계적으로 80%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2026년 10월 국정감사). 시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준이 강화되면 같은 집에서도 가입 가능한 보증금이 줄어듭니다. 계약 직전에 최신 기준을 꼭 확인하세요.

보증료는 얼마나 나오나

보증료는 아래 식으로 계산합니다.

보증금 × 보증료율 × 보증 기간(일) ÷ 365

HUG 보증료율은 주택 유형과 부채비율, 기간에 따라 다르며 대략 연 0.1~0.2% 안팎입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2억 원을 2년 동안 연 0.12%로 가입하면 2억 × 0.0012 × 2 = 약 48만 원 정도입니다. 청년, 신혼부부, 저소득 가구 등은 보증료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지자체에 따라 보증료를 지원해 주는 곳도 있으니 사는 지역의 지원 사업을 확인해 보세요.

가입할 때 필요한 서류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다음 서류가 필요합니다.

  •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 계약서
  • 전입 세대 열람 내역이나 주민등록등본
  •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보낸 이체 내역 (계약금, 잔금 모두)

이체 내역이 필요하므로 보증금은 현금이 아닌 계좌이체로 보내야 합니다.

계약 단계별 체크리스트

시기 할 일
집 보기 전·후 등기부등본(갑구·을구), 건축물대장, 시세 확인, 깡통전세 계산
계약 전 공시가격으로 보증보험 가입 가능 금액 계산, 납세증명서·선순위 보증금 정보 요청
계약 당일 등기부등본 재확인, 집주인 신분증 진위 확인, 등록 중개사 확인, 특약 작성, 소유자 계좌로 계약금 이체
계약 후 ~ 입주 전 세무서에서 미납 국세 열람 (보증금 1천만 원 초과)
잔금 당일 등기부등본 재확인, 잔금 이체, 전입신고, 확정일자
계약 후 30일 이내 임대차 신고 (대상인 경우)
입주 후 전세보증보험 가입 (계약 기간 절반 지나기 전)

이사 날짜를 잡은 뒤의 준비는 이사 체크리스트에 시기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보증보험 가입 조건과 신고 기준은 자주 바뀝니다(2026년 10월 기준). 그러니 계약 직전에 HUG(1566-9009) 등 각 기관에 최신 기준을 확인하세요. 권리관계가 복잡한 집이라면 법률구조공단이나 지자체의 전세피해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